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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0 금요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성화주간)>



집회3,2-6.12-14 루카2,22-40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가정 공동체

 

 

성가정 공동체는 실현시켜야 할 숭고한 이상입니다.
공동체의 기본이 가정이요 가정공동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공동체는 모든 공동체의 원형입니다.
가정과 연결되어 떠오른 게 마을입니다.

  

박 원순 서울 시장은 뉴타운의 대안으로 마을 공동체의 복원을
시도 하겠다 합니다. 오래된 미래가 자급자족의 마을 공동체입니다.

  

정주생활을 통해 이런 이상을 추구하는 분도수도공동체입니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던 옛 마을은 하나의 가정과도 같았습니다.
마을은 ‘삶의 자연이 실현된 곳’이란 정의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마을 안에 집의 가정의 집이 있고, 집의 가정 또한 ‘삶의 자연’이 실현된 장입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 문제나 정신질환은
삶의 자연인 마을이, 가정이 파괴된 결과에서 기인합니다.

  

예전에는 가정을 방문하면 식사도 대접 받으며 친교를 나눴는데
요즘은 가정이 아닌 밖의 음식점에서 대접을 받습니다.
가정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삶의 자연인 가정을 가꾸고 돌보는 일보다 중요한 일도 없습니다.
얼마 전 면담 성사 시 어느 사제의 말에 신선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절로 존경심이 울어나는 훌륭한 사제였습니다.

  

“내년 2월에는 뜻을 같이 하는 동료 사제들과 효도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노부모님을 모시고 2박3일 제주도에 다녀오려 합니다.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일 년 내내 효도관광의 날만 기다립니다.”

  

하느님께 효경(孝敬) 하는 자가 부모님께도 효도합니다.
해마다 효도 관광하는 그 착한 사제들은 기도의 사람들임에 틀림없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노인문제입니다. 노부모를 공경하는 자들에게 내리는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진다.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금과옥조의 공감이 가는 말씀이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이런 부모를 보고 배우는 자녀들이요 저절로 이뤄지는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사실 노부모를 잘 모신 사람들 치고 자녀들이 잘 못되는 경우는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어느 자매의 ‘저는 여자로는 불행했지만 어머니로서는 행복했습니다.’ 라는
고백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평생 어려운 처지에서도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 낸 기도의 어머니였습니다.
성가정 공동체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기도하는 어머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우리 수도가정의 가훈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가훈대로 살 때 수도공동체는 물론이고 가정공동체도 성가정이 됩니다.
서로 마음이, 뜻이 맞아서가 아닌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하느님 중심에 맞출 때 가능한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공동체 일치의 중심에 계신 주님이십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게 함께
사는 일의 어려움입니다. ‘하느님의 일’인 기도에 충실할 때 ‘함께 사는 일’도
수월해지고 이어 ‘각자의 일’도 수월해 집니다.
하느님의 일인 기도를 소홀히 할 때 함께 사는 일도, 각자 소임의 일도
힘들어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일인 기도가 우선임을 봅니다.

 
 

우리 수도 가정 역시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가 없었다면
수도가정공동체는 벌써 붕괴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다음 두 대목을
통해 마리아, 요셉, 예수 성가정도 철저히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였음을 봅니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다,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예수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합니다.

느님 중심으로 하나 된 마리아, 요셉 부부를 통해
아기 예수님에게 쏟아진 하느님의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매일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는, 성장하고 성숙하는 우리의 성가정 공동체들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
(시편128,1). 아멘.

 
 
- 성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